증거 없는 범죄, 결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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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한필운 변호사입니다. 오늘은 증거 없이 당사자의 진술만 있는 형사재판에서 소송의 결과를 좌우하는 열쇠를 알아볼까 합니다. 오늘 뉴스에 나온 증거 없는 성범죄 사건에 있어서 엇갈린 법원의 판결을 토대로 '진술의 신빙성'을 알아보겠습니다.
일단 뉴스를 한 번 보실까요.
증거 없는 범죄, 진술의 신빙성으로 판단한다
위 사건은 안타깝게도 범행 현장을 담은 CCTV나 목격자가 전무한 사건입니다.
피해자는 사건 종료 후 30분간 멍하니 앉아 있다가 경찰에 신고를 하였습니다.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과 피해자의 진술은 엇갈립니다.
증거 없는 사건에서 진술이 엇갈릴 경우, 법원은 어떻게 판단할까요.
표창원 교수님도 언급하셨지만, 이 경우 사건의 결론을 내야 하는 법관으로서는
'진술의 신빙성'을 볼 수밖에 없습니다.
진술의 신빙성이란 - '누구 말이 더 그럴 듯 한가'의 싸움입니다.
특히 은밀한 장소에서 단 둘이 있을 때 일어나는 성범죄에 있어서는
바로 이 진술의 신빙성이 유죄와 무죄를 결정짓는 요소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두 사람의 말이 다르다. 당신의 판단은?
한 가지 사례를 보겠습니다.
아르바이트로 근무하던 여직원이 소속회사 사장을 강제추행죄로 신고했습니다.
여직원의 진술은 구체적이었습니다.
비교적 상세히 추행의 과정을 기억하고 일관되게 진술하였습니다.
사장은 그런 적이 없다고 진술하였습니다.
여기에 추가되는 사정이 있습니다.
1. 여직원은 그 일이 있은 후, 사장의 차를 타고 퇴근하였다.
2. 블랙박스에 녹음된 차 안에서의 대화 내용에서는 여직원의 불안한 감정이 보이지 않았다.
여직원의 진술을 믿을 수 있는 사정은, 구체적이라는 점과, 일관된다는 점입니다.
사장의 진술을 믿을 수 있는 사정은, 추가되는 사정에서 여직원의 불안한 감정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자,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어느 말이 더 신빙성이 있는지에 답은 없습니다.
누구의 말이 더 믿을만 한가
이러한 사례에 비추어 형사피해자로서 진술을 하셔야 하는 분은,
수사기관의 진술에 있어서 다음과 같은 점을 참고하셔야 합니다.
1. 구체적인 진술을 할 것
사람의 기억은 사건 당시부터 시간이 지날수록 서서히 희미해져 갑니다.
따라서 피해를 입은 피해자는 가급적이면 피해 직후에 피해 상황을 상세히 기록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진실한 진술이 구체적일수록 많은 사람들을 설득할 수 있으니까요.
2. 일관된 진술을 할 것
마찬가지로 기억의 퇴색때문에, 시간이 갈수록 진술이 달라집니다.
따라서 피해자는 진술할 때마다 같은 진술을 할 수 있도록, 매 진술시마다 어떻게 진술을 하였는지 기록하여 두는 것이 좋습니다. 기억대로 진술하였는지 체크하고, 다음 번에 진술할 때에도 세부사항에서조차 차이가 없도록 꼼꼼히 기록하여 두시면 도움이 될 것입니다.
진실을 찾기란 어려운 법
형사재판이라는 것이, 어느 사건이 이미 일어난 후에, 그 현장에 없던 사람들이, 그 사건을 재구성하여 판단하는 것인지라,
매순간 이렇게 어려운 질문에 봉착하고는 합니다. 진술의 신빙성이라는 어려운 판단을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다시 위 뉴스로 돌아가보자면,
술취한 채로 복도에서 만난 낯선 남자와, 아무런 대가 없이 합의하에 성관계를 하였다...
이러한 결론이 남성의 진술에 근거한 결론인데, 신빙성을 떠나서 조금은 어색한 결론이 아닐까 싶습니다.
진술의 신빙성 문제는 너무나도 어려운 것 같습니다.
